종합뉴스
‘ESG 상위 1%’ 외쳤지만…삼성바이오 직원들은 울고 있었다 [재계 TALK TALK]
- 입력 : 2024.01.26 15:29:25 수정 : 2024.01.26 15:30:02
-
고용노동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감독 결과 직원 절반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본사 직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접 괴롭힘·성희롱을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571명은 회사 측 조치가 적절치 않다고 응답했다.
고용노동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수의 중간관리자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폭언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규직 채용이 절박한 인턴 사원들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려 있다”는 등 협박성 발언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중간관리자는 업무가 끝난 늦은 시간 직원들에게 “별을 보러 가자”며 경기도 양평까지 데려가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태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무색하게 됐다. 고용노동부가 해당 결과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1월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ESG 조사기관 에코바디스 평가에서 플래티넘 메달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상위 1% 기업에 부여되는 최고 등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동·인권 분야에서도 체계적인 운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ESG 보고서를 통해 밝힌 상호 존중 문화 정착 실천 서약서, 6대악 신고센터 등 ‘인권 경영 원칙’도 공허한 외침이 됐다. 고용노동부의 이번 근로감독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했다는 청원이 접수된 뒤 실시됐다. 해당 청원서에는 직원 A씨가 “네 차에 불이 났으면 좋겠다” “다리가 부러졌으면 좋겠다”는 폭언과 “강제 전환배치 1순위” 등 인사고과 관련 발언을 당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5호 (2024.01.31~2024.02.0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