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생 곤충에 대한 친환경적 방제 지원 근거 마련
감염성 병원체는 아니지만 대거 출몰해 불편 초래
친환경적 수단 등으로 방제 나서기로

서울시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몰하고 있는 이른바 ‘러브버그(사랑벌레)’ ‘팅커벨(동양하루살이)’과 같은 신종 곤충을 방제 대상에 포함한다. 이들 곤충은 감염병을 매개하는 해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량 출몰로 인해 시민에게 불편함을 끼치고 안전사고 유발 가능성도 있다.
27일 서울시는 대발생 곤충에 대한 친환경적 방제 지원 근거를 마련한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 등 조례·규칙 75건을 공포했다.
대발생 곤충은 러브버그, 팅커벨같이 시민과 밀접한 지역에 대량으로 출몰해 시민에게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피해 또는 불편을 주는 곤충을 말한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 팅커벨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이한 생김새와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 때문에 불편함과 혐오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야간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조명에 곤충이 대거 몰리는 장면은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시가 접수한 러브버그 민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에는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 주로 서북부 위주로만 출몰해 민원 건수가 4378건이었지만 2023년에는 출몰 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6174건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에는 7월 초까지 관련 민원이 9296건에 달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러브버그 같은 대발생 곤충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청권으로도 출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가 이번 조례 지정에 나선 이유는 방제 근거를 만들기 위함이다. 현행 규정상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감염병을 매개하는 곤충이 아닐 경우에는 시민 민원에도 지방자치단체가 대응할 수단이 마땅찮았다. 반면 쥐, 말라리아 모기 등 감염병 매개체에 대해서는 구청장 등에게 소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러브버그는 꽃가루(화분) 매개자로 알려져 있고 유충 때는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역할을 하며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아 익충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방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에 광범위하게 출몰해 시민 불편, 안전사고 위험, 재산상 피해를 유발하는 대발생 곤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