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권유 받고 적십자사 입회
여성봉사특별자문위 소속으로
근로청소년·사설양로원 등 지원
부총재땐 전국 봉사관 현황 살펴
“기부·나눔은 스스로 행복 찾기”
![김교숙 전 적십자사 부총재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3/27/news-p.v1.20250228.bcf5157909944699a16dc1ae660905a9_P1.jpg)
“적십자는 사랑이며 인도주의적 책무입니다. 제게 봉사란 인류, 우리나라, 우리가족, 그리고 나를 위한 기도입니다.”
최근 매일경제가 서울 성동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에서 만난 김교숙 적십자사 전 부총재(현 중앙위원)에게 적십자사와 봉사가 어떤 의미인지 묻었을때 돌아온 대답이다. 환하게 미소짓는 김 위원의 표정에는 봉사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왔다.
김 위원은 대학 선배로부터 ‘봉사하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고 1983년 적십자사에 입회했다. 나누는 삶에 대한 지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레 물려받은 천성이다. 김 위원은 서울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에 소속돼 위원장까지 맡은 바 있다.
자문위원 시절 김 위원은 한양대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이 공부방 봉사를 하던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야간학교에 방문해 근로청소년들에게 교재, 학습용품 등을 지원했다. 김 위원은 “비포장도로 비탈길을 한참 올라가니 등불과 촛불에 의지해 공부하던 청년들이 있었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 분필, 간식 등을 들고 학업을 독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상북도 예천군에 있던 사설 양로원의 어려움을 살피고 쌀, 연탄 등 필요 물품들을 지원한 적도 있었다. 김 위원은 “택시기사가 무연고 어르신들을 모셔와 자택에서 돌보고 있었는데 자원봉사자가 있었음에도 손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었다”며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에서 30만원씩 지원금을 보냈고 개인적으로도 기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안양소년원 출소 후 갈 곳 없는 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청소년복지관을 운영하고 용접·배관 등의 기술교육을 제공했다. 이때 김 위원은 이곳에 강사료를 보내며 청소년의 성장과 취업을 도왔다. 그는 “그 당시 청소년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회사의 부장 등이 되고 적십자사 후원회원까지 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2011년부터 2013년에는 적십자사 부총재도 역임했다. 부총재 시절 역대 최초로 전국의 50곳 봉사관을 전부 방문해 각 봉사관의 시설물 상태와 운영을 점검했고, 현황 보고서까지 만들어 봉사관 활성화에 일조했다. 김 위원은 적십자사의 주요 모금원인 ‘사랑의 나눔터’ 바자회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김교숙 전 적십자사 부총재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3/27/news-p.v1.20250228.07e797e66a4f4d758a8ff343298e1c84_P1.jpg)
김 위원의 부군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다. 김 위원은 가족들이 적십자사 활동을 적극 지원해 준다고 웃었다. 그는 “현역 자문위원으로 바쁘게 활동할 때 가족들에게 ‘적십자사에 간다’고 말하면 시간을 양해해 줬다”며 “자녀들에게 사랑, 성실, 나눔 등의 덕목을 당부했고 손주들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매달 5만원씩 기부하며 취약계층 아동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현재 월 100만 원 이상씩 정기후원을 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아너스클럽 회원이다. 기부를 하면 무엇이 좋냐는 질문에 김 위원은 “기분이 좋다”고 명료하게 답했다. 그는 “런닝을 좋아하는 분들이 뛸 때 ‘러너스하이’를 느끼는 것처럼 봉사를 할때 ‘헬퍼스하이’를 느낄 수 있다”며 “헬퍼스하이는 면역력 증가에도 도움이 되기에 기부와 나눔은 곧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 찾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2019년 적십자회원유공장 명예대장을 수상했다. 그는 사회적 성공을 거뒀음에도 선뜻 봉사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종교가 있다면 종교단체의 돕기 사업에 동참해 볼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복지기관의 사회사업을 지원해 보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기부나 봉사를 실천한 자신을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것도 당부했다.
김 위원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봉사와 기부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조상님들 시대에도 나눔과 기부문화가 있었고 경제가 좋아지면서 많은 기업에도 ESG(환경·사회·투명경영)같은 사회공헌사업부가 생겼다”며 “직원들 중에는 봉사를 하며 자신과 회사에 대한 감사를 깨달았다고 하고 가족과 함께 봉사를 이어가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이 소속된 적십자사 서울시자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는 1955년 설립돼 올해로 70주년을 맞는다. 한국전쟁 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할 때 설립된 적십자사에서 자문위원회는 70년동안 적십자 봉사원들이 효율적이고 보람찬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김 위원은 “70주년을 맞이하며 기금을 마련해 봉사원들의 교육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적십자사와 자문위원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공동기획 : 대한적십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