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옥종면 민가도 위험
진화율 90%-75% ‘뚝’
진화대원·대피주민도 ‘고통’

산불 발생 엿새째를 맞은 경남 산청·하동 산불로 결국 지리산국립공원도 뚫렸다.
26일 산림청과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산청 시천면 구곡산 일대 지리산국립공원 경계 안으로 산불이 확산됐다. 전날까지 지리산국립공원 경계 400m까지 산불이 근접했으나 사실상 주불을 진화했다. 그러나 야간에 다시 이 일대 불길이 다시 살아나면서 결국 국립공원 경계안까지 불이 번졌다. 국립공원 내 피해는 현재 집계중이다.
소방당국은 오전내내 연무로 진화헬기가 뜨지 못해 조기확산을 막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국립공원 경계지역은 해발이 900m 이상으로 높고 골이 깊어 중소형 헬기는 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야간부터 예정돼 있는 비소식도 5㎜ 이하여서 진화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전망이다.
하동 옥종면으로도 산불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민가는 물론 자연휴양림과 송전탑 등이 위치해 소방당국이 집정적으로 방어라인을 구축중이다.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정오 기준 기준 주택, 사찰, 공장 등 64개소 전소됐다. 부상자도 1명이 늘어 총 4명 사망, 부상 13명으로 늘었다.
산림피해 지역도 1702h로 전날(1572ha)보다 130h가 넘게 탔다. 대피인원도 하동 옥종면 마을에 추가 대피령이 대거 이뤄지면서 1782명으로 증가했다.
일주일 가까이 산불이 이어지면서 진화대원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인원부족을 겪는 진화대원들은 2교대로 나눠 잔불 정리 등 연일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임시대피소에 피신한 주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자여서 건강에 적신호가 오고 있다. 전행자(73)씨는 “급하게 피신하느라 혈압약을 며칠 복용을 못하다 보니 혈압이 200을 넘겼다”며 “머리가 너무 아파 의료원을 진료를 받고 왔다”고 말했다.
산청·하동 산불의 전체 진화율은 하루만에 90%에서 75%로 크게 떨어졌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산청군 단성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북과 전남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에 헬기를 요청해 투입한 상황”이라며 “산의 낙엽이 두꺼우면 불씨가 남아 쉽게 제압이 힘든 만큼 국립공원 관계자 등도 모두 현장에 나가 진화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